고관절 통증은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닙니다. 사람마다 생활습관, 체형, 운동 강도, 유전적 요인 등이 달라 고관절 통증의 원인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통증이 생기는 위치, 시간대, 활동 후 악화 여부 등에 따라 질환의 유형이 달라지며 그에 따른 치료법도 다르게 적용됩니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세 가지 고관절 통증 유형—퇴행성 관절염, 점액낭염, 충돌 증후군(FAI)—에 대해 각각의 증상과 원인을 비교해 알아보고, 고관절 건강을 위한 올바른 접근법을 안내합니다.
고관절 퇴행성 관절염의 증상과 원인
고관절 퇴행성 관절염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관절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고관절 내 연골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닳아 없어지면서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뼈끼리 직접 마찰을 일으키면서 통증과 운동 제한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발병하며, 여성에게 더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뻣뻣함이나 움직일 때의 뻐근한 느낌 정도로 시작되지만, 증상이 진행되면 걷기, 앉았다 일어나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일상 활동에서 큰 불편함을 겪게 됩니다. 특히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엉덩이 부위에서 시작해 허벅지 앞쪽 혹은 무릎까지 통증이 방사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일부는 허리디스크나 좌골신경통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원인으로는 노화에 따른 연골 손상, 무리한 하체 사용, 체중 증가로 인한 관절 부담, 그리고 유전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비만은 고관절에 지속적인 하중을 가하여 연골 마모를 가속화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또한 평소에 다리를 꼬는 습관, 바르지 않은 자세, 운동 부족도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간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조기 진단을 통해 연골 손상이 진행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관절 점액낭염의 증상과 원인
점액낭염은 고관절 주변의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젊은 성인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점액낭은 관절이나 힘줄 주변에 위치한 윤활 주머니로,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무리한 운동, 반복된 외부 자극, 자세 불균형 등으로 인해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면 고통스러운 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점액낭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고관절 외측, 즉 엉덩이 옆쪽 부위에 나타나는 통증입니다. 옆으로 누워 잘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 수면의 질까지 저하시킬 수 있으며,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오래 서 있을 때에도 불편함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통증은 지속적이기보다 활동에 따라 증폭되며, 특히 특정 자세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 질환은 주로 과도한 활동으로 인한 마찰 또는 충격이 원인이 되는데, 예를 들어 장시간 달리기, 사이클링, 무리한 등산 등이 반복되면 점액낭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잘못된 자세나 골반의 불균형으로 인해 한쪽 고관절에 하중이 집중되면 점액낭염 발생 가능성이 커집니다. 여성의 경우 골반 구조상 점액낭염이 더 자주 발생하며, 폐경 이후에는 조직 회복력이 떨어지면서 만성화되기 쉽습니다. 치료는 대부분 비수술적 요법으로 가능하며, 휴식, 물리치료, 약물치료가 병행됩니다.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통증이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나 드물게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운동 전후 스트레칭, 올바른 자세 유지, 근력 균형 강화가 중요합니다.
고관절 충돌증후군(FAI)의 증상과 원인
고관절 충돌증후군(Femoroacetabular Impingement, FAI)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 특히 운동선수나 활동량이 많은 사람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고관절 질환입니다. 이는 고관절을 이루는 대퇴골과 골반 뼈가 비정상적인 구조로 인해 서로 부딪히면서 통증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연골 손상이나 관절염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습니다. FAI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대퇴골의 목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온 ‘CAM 타입’, 그리고 골반의 절구뼈 부분이 깊거나 돌출된 ‘PINCER 타입’이 있습니다. 두 유형이 동시에 존재하는 혼합형도 흔합니다. 이러한 해부학적 구조 이상은 태어날 때부터 존재할 수도 있고, 반복적인 운동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형성되기도 합니다. FAI의 주요 증상은 고관절 깊숙한 부위의 찌릿하거나 날카로운 통증입니다. 주로 앉았다 일어날 때, 다리를 내회전할 때, 차를 탈 때 다리를 구부릴 때 등 특정 동작에서 강한 통증이 발생하며, 증상이 심해지면 관절 가동범위가 줄어들고 일상생활에 제한이 생깁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뻐근함 정도로 시작하지만 방치하면 연골이 닳아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원인으로는 고관절의 선천적 구조 이상 외에도 과도한 운동, 특히 무릎을 높이 드는 동작이 반복되는 스포츠 활동(예: 축구, 무용, 배드민턴 등)이 영향을 미칩니다. 엉덩이 관절의 유연성이 부족하거나 엉덩이 근육군이 불균형한 경우에도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치료는 물리치료와 운동 재활이 기본이며, 필요시 관절경 수술을 통해 뼈의 모양을 교정하기도 합니다.
고관절 통증은 그 유형에 따라 증상과 원인이 뚜렷하게 다릅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와 관련된 연골 마모로 인한 통증이 주 원인이며, 점액낭염은 반복적 자극과 외부 충격, 충돌증후군은 구조적인 이상과 운동 습관이 주된 원인입니다. 본인의 통증 위치, 통증 발생 시간, 악화 요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이에 적합한 예방 및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고관절 건강을 지키는 핵심입니다. 단순히 쉬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고관절 통증,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고관절 통증이 반복된다면 빠른 시일 내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받는 것이 좋습니다.